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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2016년 12월호][새로봄_2]자비의 특별 희년을 살다_이기옥 기자
제목 [성서와함께 2016년 12월호][새로봄_2]자비의 특별 희년을 살다_이기옥 기자
작성자 성서와함께 (ip:)
  • 작성일 2016-11-21 10: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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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2016년 12월호][새로봄_2]자비의 특별 희년을 살다_이기옥 기자




2016년 새로봄




‘자비의 특별 희년’을 살다



이기옥 기자




‘만만한 아버지’로 살다, 서춘배 신부


4년 전, 한 지인이 찾아와, 빙판에 미끄러져 경수頸髓를 다쳐 전신마비가 된 형제 이야기를 들려주며 영세를 청했다. 병원에 찾아가 세례를 준 후 한동안 잊고 살았다. 지인은 종종 그의 소식을 전해 왔다. 아들이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아들을 간병하는 노부모의 정성이 눈물겨웠다. 그동안 그를 위해 기도조차 못 했던 것이 미안했다. 매번 드리는 삼종기도를 그를 위해 바치기 시작했다. 경수 손상 지체장애 1급 환자인 그(신 요셉·43)가 세상과 소통하려면 안구 마우스와 특수 휠체어 등(4천만 원가량)의 최신 장비가 필요했다. 그의 후견인이 되어 성금 모금에 나섰다. 그러던 어느 날, 익명을 원하는 한 후원자가 전화해 필요한 금액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평화신문에서 모금된 2천만 원과 그분의 지원으로, 지금 요셉 형제의 특수 전동 휠체어가 제작되고 있다.



‘만만한 아버지’로 살겠다는 서춘배 신부. 만만한 아버지란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장) 속 아버지다. “작은아들은 재산 가지고 나가버렸고, 그런 아들이 돌아와 기뻐서 잔치를 여니 큰아들은 비쭉거리고…. 탕아의 아버지는 이래저래 두 아들로부터 좋은 소리를 못 듣지요. 결국은 그것을 감내하는 것이 사목자의 운명이고, 어버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사회에 그런 어버이 같은 이가 많아야 성숙해질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만만한 아버지’는 어쩌면 이용당하는 아버지는 아닐까? 서춘배 신부는 “그럴 수 있지요. 그래서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자기에게 필요한 것(자기의 것)을 내놓는 용기 말입니다”라고 말한다. 크든 작든 도움을 주고받았을 때 고맙다는 말이라도 오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서춘배 신부는 말한다. “돌아올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 베풂 그 자체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기는 것이 복음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이용당해 줄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내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얼마든지 잘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보잘것없는 한 사람’, 어떤 식으로든 ‘내 마음속에 넣어두고 싶지 않은 사람’을 내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내가 자비로운 사람인지 아닌지가 결정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느님 말씀을 잘 묵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음을 잘 묵상하면 자비로운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이 하느님 자비를 어떻게 실천하셨는지를 알 수 있으며, 그를 통해 실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황님 말씀대로 교회가 자비로운 하느님의 집이라면 그곳에 사는 사목자야말로 하느님 자비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비로워지기 위해 ‘기도’하며 살다, 최진원 수사



“제가 하느님의 선물임을 느끼게 하시고,

주님의 얼굴이 되게 하시고

보살핌과 사랑과 용서를 느끼게 하소서.

그리하여 기쁜 소식을 전하여서

눈먼 이가 다시 자기 주변을 보듯 세상을 주님 나라로 알게 해 주소서.”



강원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청소년을 만나고 있는 살레시오회 최진원 수사가 자비의 해에 늘 마음에 품고 기도했다는 기도문이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가 하느님의 선물임을 느끼게 하시고” 특별한 재능도 없고, 초라해 보일 만큼 매력 없어 보일지라도 오지랖과 웃음을 무기 삼아 남들이 보는 곳에서 꾸준히 ‘겸손한 척, 착한 척’을 하고 있다는 최진원 수사는 말한다. “이러다 보니 가끔 ‘선물’이라는 소리도 듣습니다(웃음).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것인데 겸손하다는 소리도 듣고 삽니다(웃음). 그러니 계속 이렇게 살면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로써 다 탄로 나는게 아닐까 싶어 불안하네요(웃음).”


“주님의 얼굴이 되게 하시고” 나이 든 얼굴 그대로 나와 연륜 쌓인 연기를 선보이는 연기자들의 모습에 뭉클할 때가 있다는 최진원 수사는 말한다. “좋은 안약으로도 따뜻한 눈빛을 만들 수 없고, 비싼 화장품으로 환대하는 표정을 만들 수 없듯이 누구나 주님의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며 살아야 비로소 드러나는 주님의 얼굴이 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많이 웃고, 많이 사랑하는 것뿐인 듯합니다(웃음).”


“보살핌과 사랑과 용서를 느끼게 하소서” “제가 부족한 사람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보살핌을 참 많이 받습니다. 그들의 보살핌이 제겐 사랑으로 와 닿고, 덕분에 저는 그 힘으로 용서랄 것도 없는 화해(중재)를 찾아다닙니다. 대단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그것을 잘하려면 가장 먼저 제 안에 미워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다른 이가 저를 미워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제 안에 미움을 없애려면 순진한 어린이처럼 천연덕스럽게 사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기쁜 소식을 전하여서” 음식을 먹을 때 기도하고 먹는 것만으로도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말하는 최진원 수사는 ‘봉헌된 평신도로서의 수사’라는 직분에 맞는 삶을 통해 기쁜 소식을 전하며 산다고 한다.


“눈먼 이가 다시 자기 주변을 보듯 세상을 주님 나라로 알게 해 주소서” “제가 주님의 사랑을 가득히 받고 있고, 그 덕에 제 안이 든든한데 어찌 세상에서 불평을 먼저 찾고 어두운 얼굴로 살 수 있겠습니까? 가끔 뜬금없이 찾아오는 고민거리와 (위기 청소년) 상담 중에 느끼는 침울한 감정을 기도로써 주님께 모두 봉헌한 저는 기쁘게 삽니다. 이러한 주님의 자비로 제가 새 세상을 보고 기쁘게 산다면, 저와 함께하는 이들 역시 주님의 나라에 함께하고자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비의 품 안에서’ 살다, 이인희 상담심리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에서 해바라기 슬픔돌봄 모임(자살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과 함께하는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이인희 상담심리사(이하 ‘상담사’). ‘어떻게 해야 갑작스러운 상실에 절망하는 유가족들의 고통을 완화하고, 그들이 다시 이전의 자기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을까?’ 자살 유가족들이 슬픔과 심리적 어려움에서 벗어나 희망적인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다.


하지만 자살 유가족과의 만남이 고민만 던져 주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왜 하필이면 내 가족을 하느님이 데려가셨느냐’고 절망 속에 외칩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하느님의 존재’는 그들과 뿌리 깊게 연결되어 있고, 그 뿌리가 흔들리는 경험 속에서 그 관계가 더욱 깊이 뿌리를 내리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로운 품 안에서 울고 웃으며 견뎌 내는 시간을 통해 회복되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느님 자비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신비의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유가족에게 삶의 우선순위도 변하게 한다. 친밀한 관계의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매일의 작은 기쁨에 감사하는 것, 현재 자신의 삶을 즐기고 편안하게 여기는 것. 이것들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고, 이를 삶의 최우선순위에 두게 된다. “남겨진 유가족들이 고인을 그리워하면서 전하는 공통된 말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더 자주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였습니다.” 소중한 이를 잃어버린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유가족들은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고 자기 삶 또한 자비의 삶으로 이끌어 간다.


유가족과 함께하는 이인희 상담사 역시 그렇다. ‘지금-여기’에서 주변 사람들과 진실한 친교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비의 특별 희년은 종료됐지만, 하느님이 허락하신 자비의 품 안에서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이 순간의 즐거움과 어려움을 나누며 앞으로 계속 걸어 나가길 소망합니다.”




서춘배 신부는 1986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프라도 사제회 회원이다. 현재 의정부교구 광릉성당에서 주임신부로 사목 중이다.

최진원 수사는 살레시오회 소속으로 현재 강원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청소년 상담 중이다.

이인희 상담심리사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 자살자 유가족 모임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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